" ...바람이 시리군요. "

곱게 자랐다고 티라도 내는 듯이, 아이는 아주 희고 가늘었습니다. ...아냐, 자세히 보니 언뜻 흉터가 비치는 것 같기도? 

또 어딜 나간거니, 시스? 옅은 녹빛이 도는 백발은 곱슬거렸고, 왼쪽 눈을 가린 채였지요. 

 

뒷머리는 짙은 녹색 리본으로 묶여있습니다. 길게 늘여뜨려 놓았어요. 오른쪽 눈은 밝은 녹빛에, 어딘가 흐릿해보이는 초점이 인상적입니다. 어딜 보는거니, 시스? 아카데미의 교복은 조금도 손대지 않았고, 깔끔하게 차려입었어요. 덕분에 아카데미의 학생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겠네요. ...그런데 조금 짧군요. 긴 팔다리를 보면 알 수 있듯 평균 또래보다 키가 큰 편이에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아주 아름답고 아주 새침해보이는 얼굴이네요. 첫인상은, 음... 날카로운 고양이 쯤 될까요? 마주친 아이들이 무서워한 적도 있답니다. 하지만 곁에 다가가니 느껴지는 것은 달큰하고 새콤한 시트러스 향, 건조하고 따뜻한 햇빛의 향, 싱그러운 풀내음, 그리고 케이프 아래 숨은 작은 빛덩어리! 아직도 히포시스가 많이 낯선가요?